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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연구의 최전선] 난치병 위해 이식용 장기 만드는 생명공학자 조승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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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2-10 14:55:59

 

▲ photo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조승우 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는 서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2007년 미국 MIT(매사추세츠공과대학)의 로버트 랭거(Robert Langer) 교수 실험실로 갔다. 랭거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 개발로 세계적인 제약기업이 된 ‘모더나’의 공동 창업자다. 조 교수는 “내가 랭거 교수님 연구실에 합류했을 때도 교수님은 많은 회사를 창업하고 이를 통해 연구 실용화를 활발히 진행하셨다. 모더나 백신 개발로 연구의 실용화에 정점을 찍었고, 요즘은 세계 200대 부자에 들어간다”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서울대 응용화학부 95학번. 졸업할 당시 응용화학부(화학공학과에 해당) 졸업생이 박사후연구원 경력을 쌓기 위해 제일 먼저 두드리는 곳 중의 하나가 MIT 랭거 교수 연구실이었다. 당시 랭거 교수는 생물화학공학의 대가였고 그의 랩에서 배우려는 학생과 박사후연구원이 몰렸다. 그의 연구실은 ‘세계 최대의 의생명공학 랩’이라고 불렸는데 조승우 교수가 갔을 때는 이 랩에 박사후연구원과 대학원생 등 150명이 넘게 있었다. 하나의 실험실이라고 보기 힘들었다.
   
   그가 랭거 교수 실험실로 간 것은 랭거 교수가 ‘조직공학(tissue engineering)’ 개념을 만들고 발전시켰기 때문이다. 랭거 교수는 최상위 과학학술지인 ‘사이언스’ 1993년 5월 14일 자 기고에서 ‘조직공학’ 개념을 제시한 바 있다. 조직공학은 질환이나 외부 자극으로 손상된 조직을 재생하고 재건하는 걸 목표로 하는 연구 분야다. 조승우 박사는 MIT에 가기 전 서울대에서 인공혈관 재생 등 조직공학을 연구한 바 있다.
   
   
   모더나 창업자 랭거 교수와의 만남
   
   보스턴에 가보니 랭거 교수는 다른 연구를 많이 하고 있었다. 조직공학보다는 약물전달 연구가 더 활발했다. 지질나노입자(lipid nano particle·LNP)를 수단으로 삼아 DNA나 RNA를 목표로 하는 세포에 전달하는 연구를 하고 있었다. 오늘날 코로나19용 모더나 백신(mRNA)을, 목표로 하는 세포에 전달하기 위해 쓰는 기술이 바로 지질나노입자다. 지질나노입자는 몸 안에 집어넣은 mRNA가 체내에서 바로 분해되지 않고 목표까지 도달하도록 한다. 조 교수도 랭거 실험실에서 지질나노입자를 이용한 유전자 전달시스템(gene delivery system) 연구를 했다.
   
   그는 서울대 응용화학부에서 박사학위 공부(지도교수 최차용·김병수)를 할 때 줄기세포 및 혈관세포를 많이 다루었기에, 랭거 실험실에서도 지질나노입자에 실어 DNA나 RNA를 혈관이나 줄기세포에 전달하는 연구를 했다. 조 교수는 “그때가 15년 전이니 랭거 교수님이 정말 앞서 연구를 시작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랭거 교수는 2010년에 모더나를 창업했고 이후 10년간 연구를 계속해서 모더나 백신으로 대박을 터뜨렸다.
   
   조승우 연세대 교수 실험실 이름은 ‘줄기세포 및 생체재료공학 연구실’이다. 지난 10월 26일 만난 조 교수는 “내 분야는 넓게 보면 재생의학이다. 의생명공학이라고도 표현한다”라며 다음과 같이 자신의 연구를 설명했다. “줄기세포 연구를 생물학 방식으로 접근하는 연구자가 많다. 의과대학, 생명과학자가 그렇다. 이들은 메커니즘이나 공략할 목표를 찾는다. 그런 걸 발굴하는 건 대단히 중요하다. 하지만 환자 치료를 위해 쓰기에는 그 과학지식만으로는 부족할 때가 많다. 나는 생물학의 기초 줄기세포 연구와, 환자를 치료하는 임상학적인 치료의 중간지대에서 그 둘을 연결하는 ‘중개연구(translational research)’를 한다. 기초생물학적인 관점에서 접근했을 때 해결하기 어려운, 줄기세포 치료나 조직을 더 잘 재생시키고 싶으나 한계가 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려면 공학적 플랫폼을 많이 개발해야 한다. 나는 생체 소재, 다양한 디바이스, 나노 소재를 접목해서 기초연구가 임상치료로 연결되지 못하는 문제점을 공학적 개념을 도입해 해결함으로써 실용적으로 쓰게 하려고 한다. 공학적 플랫폼을 접목했을 때 줄기세포 치료 효과가 더 좋아진다. 이게 조직공학자가 하는 일이다. 그러면 왜 좋아지는지 그 이유를 밝히는 연구도 한다.”
   
   
   기초와 임상 사이, 줄기세포 ‘중개연구’
   
   조승우 교수 연구는 공학 쪽에 무게가 실려 있는 걸로 들렸지만 그는 “아니다”라고 했다. 기초생물학자와 공학자 연구의 딱 중간 지점에 있다는 것이다. 실제 그의 실험실 구성원 20명 중 절반은 세포 중심 생물학 연구를 하고, 다른 절반은 공학 소재나 디바이스를 만드는 일을 한다. 그 두 가지를 실험실 내부에서 융합시킨다. 한 그룹 안에서 소화한다. 두 가지를 조승우 교수 한 사람이 다할 수 있나?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그래서 머리가 좀 아프기는 하다. 하나, 그게 훨씬 더 효율적이다. 가령 줄기세포를 잘하는 연구자와 공학적 플랫폼이 우수한 걸 갖고 있는 연구자가 있다고 하자. 두 그룹이 협업을 하면 잘할 것 같아 보인다. 그런데 안 된다. 관점이 다르고, 언어가 다르다.”
   
   조 교수가 두 가지를 다 하는 걸 사람들은 신기하게 본다. 조 교수는 “나는 그냥 한다고 하나, 남들은 그런 걸 나의 장점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일 외에 다른 건 안 한다. 연구 외에는 달리 흥미도 없고 할 줄도 모른다. 대학원 다닐 때부터 연구가 재미있어 일중독자(workaholic)가 됐다”라고 했다.
   
   조직공학은 로버트 랭거가 1993년에 소개해 한때 주목을 받았지만 랭거 자신이 2000년대 중후반 조직공학 분야보다는, 유전자·약물 전달시스템 연구를 주도적으로 하고 있던 데서 드러나듯이 연구가 차츰 침체됐다. 조 교수는 당시 조직공학 연구의 분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실제 조직과 장기에 근접한 인공 조직과 장기를 만들기가 힘들었다. 세포를 고분자 지지체에 배양해서 조직이나 장기가 되도록 해야 하는데 단순히 ‘재료’를 합쳐서는 부족한 게 많았다. 몸속과 같은 미세 환경을 구현할 수 없었고, 세포 자체도 장기가 될 수준으로 발달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임상치료에 쓸 수 있는 조직공학 제품이 많이 나오지 않았다. 조직공학은 1990년대 떴으나 2000년대 중후반에 가라앉았다. 그런데 ‘미니 장기’라고 불리는 ‘오가노이드’ 연구가 2010년대 초 시작되었다. 오가노이드의 등장으로 조직공학이 반등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나는 생각했다. 효율적으로 장기를 만들 수 있겠다라고 봤다.”
   
   
   다시 주목받는 오가노이드 연구
   
   조승우 교수의 연구 방향은 두 가지로 말할 수 있다. 세포 리프로그래밍(reprogramming)과 오가노이드다. 리프로그래밍은 손상된 조직의 체세포를 원하는 조직세포로 바꾸는 일이다. 체세포를 얻어낼 때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방식은 다른 체세포(예 피부세포)를 갖고 먼저 줄기세포로 만들고, 이 줄기세포를 다시 연구자가 원하는 체세포로 바꾸는 거다. 2006년쯤 일본 교토대학의 야마나카 신야 박사(2012년 노벨상)가 ‘역분화 만능줄기세포(iPS)’를 만든 게 바로 이거다.
   
   조승우 교수는 이 방식보다는 ‘직접교차분화(Direct cell reprogramming)’에 흥미를 느낀다. 직접교차분화라는 개념은 ‘네이처’와 같은 학술지에 2010년 즈음 소개됐다. 체세포를 직접 다른 조직의 체세포로 바꾼다. 줄기세포로 만드는 과정을 거치지 않는 ‘직접교차분화’가 그는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두 방식이 장단점이 있다. 직접교차분화 연구는 2010년 연세대 교수로 와서 2년쯤 되었을 때 시작했다. 그는 “피부세포를 신경세포, 근육세포나 간세포로 바꾸는 치료 쪽에 많이 적용했다”라고 말했다.
   
   ‘리프로그래밍’ 연구 분야의 대표적 성과가 2018년 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에 보고한 논문이다.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은 의생명공학 분야의 최상위 학술지다. 조 교수는 “피부세포를 신경세포로 바꿀 때 어려움을 공학적 플랫폼으로 해결한 게 연구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논문 제목을 묻자 ‘3차원 뇌의 미세 환경이 피부세포를 치료용 신경세포로 직접 전환되도록 촉진한다’쯤 된다고 설명한다. 조 교수가 말하는 ‘공학적 플랫폼’ 중 하나가 ‘탈세포 매트릭스(decellularized matrix)’다.
   
   

   간·뇌 등 10종 이상의 탈세포 매트릭스 보유
   
   매트릭스는 세포를 3차원으로 배양할 수 있는 구조체이고, 구조체 안에는 세포가 잘 자랄 수 있도록 단백질, 펩타이드, 당단백질 같은 걸 넣어준다. 이런 게 잘 맞지 않으면 세포는 잘 자라지 못하고 죽는다. 상업용 제품이 나와 있었으나, 문제점이 있다. 그래서 조 교수 그룹은 배양하고자 하는 세포와 조직에 맞춘 맞춤형 매트릭스를 개발했다. ‘탈세포 매트릭스’라는 이름이 되는 건 매트릭스를 만들기 위해 동물 조직이나 장기를 사용하는데 이들 조직과 장기에서 세포를 모두 빼내기 때문이다. 세포가 남아 있으면 이게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세포를 다 제거하면 뭐가 남을까? 조 교수에 따르면, 세포와 세포 사이 공간을 메워주는 성분들이 있다. 세포외기질(extracellular matrix)이라고 한다. 콜라겐과 같은 구조단백질을 포함한 다양한 단백질이 있다.
   
   조 교수 그룹은 간, 뇌, 장, 폐, 심장, 췌장 등 해서 모두 10종 이상의 탈세포 매트릭스를 갖고 있다. 2018년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에 보고한 논문은 바로 탈세포 매트릭스를 갖고, 피부세포를 뇌신경세포로 바꿀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성과였다.
   
   2013년 간 맞춤형 탈세포 매트릭스를 만든 게 이 연구의 첫 성과다. 그리고 탈세포 매트릭스를 이용하여 근육재생 치료를 위한 리프로그래밍을 증진시키는 연구도 올해 학술지들(Advanced Materials·Advanced Functional Material)에 보고했다.
   
   조승우 교수의 두 번째 연구 분야는 오가노이드다. 오가노이드는 ‘미니 장기’라고 불리며 조직 유사체라고 보면 된다. 올해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실린 논문이 탈세포 매트릭스를 이용해 뇌 오가노이드를 만든 연구다. 조 교수는 “기존의 배양 방식보다 구조도 더 크고 더 복잡하게, 기능적으로는 더 좋게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장과 위 오가노이드 맞춤형 탈세포 매트릭스는 논문을 학술지에 제출한 상태이며, 폐와 심장 오가노이드 맞춤형 탈세포 매트릭스는 개발을 마치고 특허를 출원했고, 논문은 내년에 쓸 거라고 했다.
   
   그는 뇌, 심장, 췌장, 위, 장, 식도, 폐, 간, 신장 등 해서 모두 10개 이상 장기 오가노이드 배양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었다. 그는 오가노이드를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배양 플랫폼이 실제 잘 작동하는지에 더 관심이 있다. 그리고 배양 플랫폼을 이용해서 오가노이드를 잘 만들면 질환을 이해하기 위한 질환 모델링을 더 잘할 수 있다. 또 환자 치료를 위한 이식용으로 쓸 수도 있다. 관심 있는 질병으로는 알츠하이머, 파킨슨, 뇌전증(이상 뇌), 비알코올성 지방간, 폐섬유증이다. 병에 걸린 오가노이드를 만들면 임상학자 및 제약사와 협업해서 질병을 더 이해하고 치료를 위한 약물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 교수가 향후 자신의 장기적인 연구 방향을 이렇게 설명했다.
   
   “처음부터 크게 만들면 좋지만 그게 안 되니, 가로×세로×높이 해서 1㎝씩 되는 간 조직을 만든다고 하자. 아직 이런 것도 없다. 생체 재료까지 포함하면 몰라도, 실제 조직이 이 정도 크기인 건 없다. 나는 오가노이드와 조직공학을 이용해서 이식용 장기를 만들어 보려고 한다. 자기 줄기세포를 갖고 간 조각을 만들고 이 조각 10개를 모아서 이식하면 된다. 그걸 손상된 간에 외과적으로 연결하는 거다. ‘장기 조각’을 만들면 그걸 갖고 치료할 수 있는 영역이 있다. 나는 아주 길게는 이런 연구 방향을 갖고 있다. 치료를 위한 이식용 조직이나 장기를 만들고 싶다. 최종적으로, 내가 은퇴하기 전에 단 하나의 장기라도 임상적으로 적용되는 결실을 볼 수 있다면 성공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 최초의 ‘장기 칩’ 연구
   
   그가 올해의 연구 한 가지를 더 소개하겠다고 했다.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 8월호 표지에 나온 연구가 있다. ‘장기 칩(Organ-on-a-chip)’이라는 분야의 논문이다. ‘장기 칩’은 미세유체 칩 위에서 배양한 조직세포를 가리킨다. 개념은 학계에 2010년 전후로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이번 논문 제목은 ‘뇌혈관장벽 칩을 이용한 진균성 곰팡이의 뇌 감염 모델링’이다. 조 교수는 “세계 최초로 한 연구”라고 말했다.
   
   조 교수 그룹은 인공 뇌혈관장벽을 칩 위에서 만들었다. 신경줄기세포를 배양해서 뇌혈관에 가까이 있는 세포는 별세포로, 그리고 좀 멀리 있는 세포는 신경세포로 분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실제 뇌혈관장벽에 있는 세포 구성 성분과 분포를 그대로 모사했다. 뇌혈관장벽은 튼튼한 성과 같다. 외부 물질이 웬만해서는 들어가지 못한다. 만든 인공뇌혈관장벽이 잘 작동하는지를 보기 위한 작업은 같은 학과의 반용선 교수와 협업했다. 반 교수는 진균성 곰팡이 연구의 권위자이다. 진균성 곰팡이 중 일부는 뇌수막염을 일으킨다. 매년 세계적으로 10만명이 넘는 희생자가 나오는 질병이다. 진균성 곰팡이는 폐를 통해 체내에 들어오며, 이후 뇌로 가서 뇌혈관장벽을 통과해 뇌에서 문제를 일으킨다. 조승우 교수가 제작한 인공 뇌혈관장벽 칩에 반용선 교수가 갖고 있는 진균성 곰팡이를 넣어봤다. 하루가 지나자 진균성 곰팡이가 인공 뇌혈관장벽을 통과해 침투하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뇌 조직으로 들어간 것이다. 다음으로는 침투능력이 없는 돌연변이 진균성 곰팡이를 넣어봤다. 그랬더니 인공 뇌혈관을 뚫지 못했다. 조 교수는 “반 교수님은 그동안 진균성 곰팡이의 뇌 침투 기전 및 양상을 밝히는 연구를 하고 싶었으나, 질환을 연구하기 위한 모델이 없어서 하지 못했다. 우리가 만든 인공 뇌혈관장벽이 좋은 뇌 감염 모델링을 제공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걸 갖고 뇌수막염 치료 약물을 찾는 데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승우 교수는 MIT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일할 때 로버트 랭거 교수에게 영향을 받아 학내 창업을 했다. 작년 3월에 창업한 회사 세라트젠이 연세대 공학관에 입주해 있었다. 모더나가 이룬 성공을 재현하기를 꿈꾸는 생명공학기업이다. 세상을 바꿔주길. 

 

출처 : http://weekly.chosun.com/client/news/viw.asp?ctcd=C08&nNewsNumb=002686100026, 주간조선, 최준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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