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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프론티어] 김지현 교수팀, 병에 강한 식물의 비밀 밝혀 관리자 2018.10.19 30

                                      김지현 교수팀, 병에 강한 식물의 비밀 밝혀
                                                       '보디가드 미생물'이 병 진전 막아

김지현 교수(시스템생물학) 연구팀이 토마토의 마이크로바이옴 분석과 식물검정을 통해 병저항성 식물에서 번성하는 미생물이 병 발생과 진전을 억제한다는 것을 최초로 밝혀냈다. 

 김 교수는 동아대학교 응용생물공학과 이선우 교수 연구팀과 함께 풋마름병에 잘 견디는 토마토의 뿌리 근처 토양에서 번성하는 특정 미생물이 식물병 발생과 진전을 억제하는 것을 발견하여 병저항성 식물이 병원균에 대항하기 위해 미생물을 이용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본 연구(제1저자 연세대 곽민정)는 메타유전체 분석과 미생물 배양 및 효능 검정을 통해 병저항성과 관련된 식물 마이크로바이옴의 구조와 기능을 처음으로 밝혀냄으로써 식물바이옴 연구의 신기원을 연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 결과는 생명공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학술지인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Nature Biotechnology)에 매우 중요하고 독창적인 연구내용을 발표하는 형식인 아티클(Article) 논문으로 지난 10월 8일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또한 관련 국내외 특허도 출원됐다.
                    
 농작물을 키울 때 가장 큰 문제는 병해충과 잡초다. 식물병은 벼 도열병이나 흰잎마름병처럼 주요 작물에 심각한 경제적 손실을 입히기도 하고, 아일랜드에 대기근과 대규모 해외이주를 불러온 감자 역병과 같이 커다란 사회문화적 파장을 야기하기도 한다.

 식물의 병저항성에 대한 이해는 위와 같은 식물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필수적이다. 식물병리학에서 지금까지 식물의 면역은 저항성 유전자로부터 만들어지는 단백질이 병원균의 침입을 탐지하면 각종 저해물질들이 만들어져서 병원균을 공격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두 연구실은 식물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미생물체)이 병저항성에 관여할 가능성을 조사하기 위해 풋마름병 저항성 토마토를 대상으로 2011년 초 공동연구에 착수했다. 토마토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경제작물로서 감자, 고추, 담배 등 가지과 식물의 연구 모델이며, 랄스토니아 솔라나세아럼(Ralstonia solanacearum)에 의한 풋마름병은 가장 중요한 식물세균병 중 하나다.



 이 세균은 뿌리를 통해 침입한 뒤 물관을 막아 식물을 시들게 하며 가지과 작물을 비롯한 50과 200여 종에 치명적인 토양병원균이다. 또한 사과‧배 화상병균과 함께 검역에서 매우 중요한 식물병원균이자, 농작물 바이오테러에 생물무기로써 악용될 가능성이 높은 생물작용제 미생물로 분류되어 있다. 

 연구진은 풋마름병에 저항성인 토마토 품종 하와이 7996(Hawaii 7996)과 감수성 품종인 머니메이커(Moneymaker)를 실험포장에서 키우면서, 근권(rhizosphere)이라고 부르는 뿌리 근처 토양에 서식하는 미생물군집(마이크로바이오타, microbiota)의 16S rDNA에서 미생물의 종류와 빈도 및 네트워크를 조사했다. 나아가 이들이 갖고 있는 전체 DNA 서열, 즉 메타유전체(metagenome)에서 미생물과 유전자의 종류와 빈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연구진은 병저항성 품종인 하와이 7996의 근권에 플라보박테리아과(Flavobacteriaceae)를 비롯한 특정 세균이 더 많이 서식하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토마토 근권의 미생물군집을 이식하는(microbiota transplant 또는 microbiota transplantation) 실험을 통해 저항성 토마토를 키웠던 토양에 많은 미생물이 풋마름병의 발생과 진전을 막을 수 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하지만 발병을 억제하는 미생물을 동정하고 분리‧배양하는 것은 순탄하지 않았다. 토양 1g 속에는 대략 수만 종의 미생물 수억~수십억 마리가 살고 있는데 문제는 대부분이 실험실에서 배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연구팀은 1차 시도에서 수백 종의 플라보박테리아 콜로니를 분리하여 토마토 생장을 촉진하는 균주를 찾아내고 유전체도 분석했으나 풋마름병을 억제하는 것은 없었다.

 그러던 중 논문의 제1저자인 생명시스템연구원 곽민정 박사가 새로운 방법으로 근권 미생물의 메타유전체 서열을 분석하여 TRM1이라고 명명한 신종 플라보박테리아의 서열이 저항성 토마토의 근권에 훨씬 더 많은 것을 발견했다. 나아가 확보된 TRM1의 유전체 정보를 이용하여 이지담 학생(생명과학부 시스템생물학과)과 함께 여러 시도 끝에 마침내 매우 천천히 자라서 배양이 까다로운 TRM1 세균의 순수분리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후, 우리 대학교와 동아대 연구실의 인력과 자원이 대규모로 투입되어 진행된 다양한 조건(TRM1 균주 농도, 토양 종류, 토양 멸균 유무 등)에서의 토마토 병원균 접종 실험과 더불어 토마토 근권 내 TRM1과 풋마름병균의 군집변화 모니터링을 통해 이 미생물이 풋마름병의 발병 및 진전을 감소시키는 것을 최종적으로 증명했다.

 

 최근 미생물이 식물의 영양, 생리, 발달뿐만 아니라 생물‧비생물적 환경 스트레스에 대한 적응성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고, 이를 시스템 수준에서 이해하고 조절함으로써 농업생산성을 높이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이번 성과는 병저항성과 관련된 식물 마이크로바이옴의 구조와 기능을 처음으로 밝혀내 식물바이옴 연구의 신기원을 연 것으로 평가되며, 숙주-미생물 및 미생물-미생물 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시스템 수준의 이해를 통해 ‘식물 프로바이오틱스(plant probiotics)’와 같은 새로운 개념의 친환경 농약과 비료의 개발을 견인하여 지속가능한 농생명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김지현 교수는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R&D사업 추진을 통해 우수한 대형 성과가 도출된 것을 기쁘게 생각하며 여러 부처에서 추진된 유관 사업 간의 연계와 협력을 통해 이루어진 성과”라며 “불철주야 매진해온 학생과 연구원 및 연구교수의 노고가 모여 이루어진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결과가 조기 사업화에도 성공하여 신산업 창출과 바이오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기를 희망한다.”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본 연구는 포스트게놈 다부처 유전체사업(농식품부 미생물유전체전략연구사업 및 과기정통부 원천기술개발사업-유전체정보분석공동연구기반구축사업)과 농진청 우장춘프로젝트 및 차세대바이오그린21사업(농생물게놈활용연구사업), 그리고 한국연구재단 이공분야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자지원사업-도약연구)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반용선 교수, 제21회 농림축산식품과학기술대상 장관상 수상
곽민정/권순경/송주연 박사, 이지담/박혜인 학생, 식물 마이크로바이옴이 병저항성에 기여한다는 것을 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