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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치료 기술로 연골재생 관절염 치료제 도전” - 생화학과 김대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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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08 13:44:53

 

R&D 패러독스 극복하자 (20) ICM 김대원 대표·명제혁 사장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퇴행성 관절염은 진행 정도에 따라 크게 4단계로 나뉜다. 초기인 1단계에는 소염진통제를 복용하거나 히알루론산·스테로이드 성분의 주사를 맞아 통증을 낮춘다. 말기인 4단계는 인공관절 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


‘세상에 없는’ 관절염 치료제 도전

 

하지만 중기(2~3단계)의 치료 방법은 마땅치 않았다. 통증 감소, 조직 개선을 통해 관절염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약물을 ‘디모드(DMOAD)’라고 하는데, 2~3단계 치료에 필요한 허가받은 디모드 의약품이 아직 세상에 없어서다. 많은 제약·바이오 업체가 퇴행성 관절염 신약 개발에 뛰어드는 이유다.

지난 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안에 있는 본사 사무실에서 만난 김대원(54) 아이씨엠(ICM) 대표와 명제혁(59) ICM 사장은 “세계 첫 디모드를 목표로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 ‘ICM-203’을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유전자치료제 전문 바이오벤처인 ICM은 연세대 기술지주회사의 자회사로 2012년 설립됐다. 연세대 생화학과 교수인 김대원 대표가 창업자이며, 지난 1월 신약 개발 전문가인 명제혁 사장이 합류했다.

 

연세대 교수로 일하며 창업
‘AAV 유전자치료’ 노하우 보유
호주서 내년 임상 완료 계획
5년 동안 520억원 투자 유치


20년 연구 매진 교수+신약 전문가 합류

 

ICM-203은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Adeno-Associated Virus) 유전자 치료 기술을 활용한 치료제다. 유전자 치료는 치료 유전자를 세포에 전달해 질환을 치료하는 것을 말한다. 유전자 치료제는 치료 유전자와 전달체로 구성된다. AAV는 전달체의 하나로 전달 효율이 높으면서도 사람 몸에 들어와 병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ICM-203의 주성분은 연골세포에 있는 ‘Nkx3.2’ 유전자를 탑재한 AAV이며 무릎 관절강(뼈 사이 틈새)에 이를 주사해 관절염을 치료한다.

ICM은 어떤 회사.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ICM은 어떤 회사.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명 사장은 “퇴행성 관절염 환자의 60~70%가 중기에 해당함에도 아직 치료제가 없다”며 “염증, 조직 마모 등이 발생하는 복잡한 질환이라 제어가 어려워 많은 회사가 임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ICM-203의 기술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자신했다. 기술 우위의 근거는 ICM-203이 통증 감소, 염증 완화뿐 아니라 연골 재생 효능까지 갖추고 있다고 봐서다. 한마디로 퇴행성 관절염의 근본적 치료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동물실험서 효능 입증, 호주서 임상 시작

 

김 대표는 “세 가지 효능을 모두 확인한 최초의 디모드 후보 약물”이라며 “동물 실험에서 효능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세 가지 효능은 연골 재생, 활막(관절을 싼 막) 염증 억제, 골극(노화와 함께 새롭게 생기는 뼈) 형성 억제 효과를 말한다. ICM에 따르면 마우스(생쥐)·랫드(쥐) 같은 설치류에 이어 중대형 동물인 비글견(개)에 ICM-203을 투여했을 때 효능이 나타났다. 또 퇴행성 관절염을 앓는 비글견에 ICM-203을 투여한 후 26주가 지나자 보행 기능 개선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도 진행 중이다. ICM-203은 지난달 31일 호주 임상 1·2a상에서 중기 관절염 환자에게 투약을 시작했다. 이번 임상으로 안전성을 평가하고, 1년 동안 추적 관찰로 유효성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한 뒤 내년 모니터링을 마칠 계획이다. 명 사장은 “미국에서는 올여름 식품의약국(FDA)에서 임상 허가권을 받아 겨울께 투약을 시작, 2024년쯤 임상 보고서를 받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 유전자치료 원리.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 유전자치료 원리.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보통 임상시험에서 예기치 못한 안전성이나 약효 관련 이슈의 발생이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김 대표는 “오랜 시간에 걸쳐 AAV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에 안전성 문제는 우려하지 않는다. AAV 유전자 치료제가 성장하는 시장이라 이 방식이 구식으로 전락할 염려도 없다”며 “다만 동물에서 확인한 수준의 약효가 나오지 않는다면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동물실험에서 효능을 입증한 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는 또 있다. 김 대표가 20년 넘게 연구해온 유전자를 이용한 신약 개발이라서다. 그는 2004년 연세대 교수로 오기 전 미국 하버드대 메디컬스쿨 박사 후 과정에 있을 때부터 Nkx3.2 유전자를 공부했다.

 

“할아버지·할머니 고통 덜어주려고 시작”

 

김 대표의 설명이다. “엄마 뱃속에서 아기의 연골이나 뼈 같은 골격이 어떻게 생기는지 연구했습니다. 연골이 뼈보다 먼저 생기고, 사람의 뼈 모양·크기를 결정해요. 연골이 석회화해 없어지면 그 자리가 뼈로 바뀌지요. 우연한 기회에 퇴행성 관절염에 걸린 골격에는 연골이 태어나서 자라는 데 관여한 유전자도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나이가 들면 이 유전자가 없어지면서 퇴행성 관절염이 생긴다는 것이지요. 그 뒤로 이 유전자를 넣어주면 정말 회춘할 것인지 실험적으로 검증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성장성 연골 세포가 생존을 유지하기 위해 Nkx3.2 유전자의 지속적 작용이 필수적이라는 연구 결과는 2007년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셀바이올로에 게재됐다. ICM은 Nkx3.2 유전자의 관절염 및 망막 질환 국내외 의약용도 특허 등 24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오랜 연구에 따른 기술력과 특허 등으로 2016년부터 5년동안 4번에 걸쳐 민간에서 투자받은 금액이 520억원에 이른다.

IMM인베스트먼트는 2017년부터 160억원을 투자했다. 이 회사 이알음 상무는 “사실상 치료가 어려운 퇴행성 관절염 영역에서 관절 재생이 가능할 수 있다는 가시적 성과를 보여준 데다 AAV를 다루고 생산하는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를 결정했다”며 “올해 말 임상시험에서도 효과를 확인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IMM은 과거 셀트리온헬스케어에 투자해 성공적으로 자금을 회수하는 등 헬스케어 관련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투자사 “연말 임상시험 효과 기대”

 

ICM은 2020년 LG화학에 임상 전 단계의 ICM-203 기술을 이전하는 계약을 했다. 바이오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LG화학은 한국과 중국에서 독점 개발과 상업화 권리를 가지며 단계별 임상개발과 상업화가 이뤄질 때마다 ICM에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지급한다.

AAV 유전자 치료제 시장의 전망이 밝은 것 역시 ICM의 강점으로 작용한다. 명 사장은 “글로벌 20대 제약사 중 16개 회사가 AAV 분야에 진출했으며 최근 3년 동안 일어난 수조원대 블록버스터급 제약바이오 인수합병의 85%는 글로벌 회사가 AAV 바이오 벤처를 인수한 건”이라고 설명했다. 얼마 전 삼성물산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AAV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는 미국 바이오 벤처 ‘재규어 진 테라피’에 200억여 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AAV 기반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인 ‘졸겐스마’ 개발자들이 설립했다.

김용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유전자교정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미국에서 졸겐스마(2019년)와 망막 형성 장애 치료제인 ‘룩스터나(2017년)’ 등이 FDA 허가를 받은 뒤로 많은 AAV 기반 치료제의 임상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AAV 유전자 치료제 시장이 유망하다고 내다봤다.


개발 성공하면 20조원대 신시장 열려

 

아직은 세상에 없는 시장이라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업계에서는 디모드가 나올 경우 시장 규모는 20조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한다. ICM은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 외에도 황반변성, 당뇨망막증, 난청, 중추신경계 퇴행성 질환 등 다양한 퇴행성 질환을 대상으로 AAV 기반 파이프라인(신약후보 물질)을 확장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12년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의 산학연 공동연구법인 설립 지원사업에 선정돼 세워진 교수 창업 기업이다. 김 대표는 “회사를 창업한 것은 세상에 없는 약을 개발해서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할아버지·할머니에게 행복을 드리려는 사명감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구를 책임지는 김 대표는 명 사장의 합류로 임상시험과 사업화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명 사장은 미국 예일대와 앤더슨대에서 박사 후 연구원을 거쳐 바이엘 신약연구소와 바이오벤처인 바이오렐릭스에서 신약 개발 업무를 맡았다. 2013년 귀국해 보령제약 중앙연구소장으로 항암 신약 임상을 이끌었다. 보건산업진흥원에서 상임 컨설턴트로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기도 했다.


“기초 연구+글로벌 파트너 손잡아야”


“귀국하면서 목표가 한국 기술로 세계적 신약을 개발하는 것에 일조하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이 전 세계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의 5%를 차지하는 등 기술력은 우수하지만 글로벌 제약사와 비교해 역사가 짧아요. 연 매출 1조원 이상의 블록버스터 신약 탄생 시기를 앞당기려면 정부 지원 못지않게 해외 임상과 영업에 도움이 될 글로벌 파트너사를 찾는 게 중요합니다. 진정한 의미의 ‘연구실 창업’을 활성화하려면 세계적 수준의 기초 연구가 선행돼야 합니다.”


출처 : 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6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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