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생명과학부
BK21 연세바이오시스템 교육연구단
소식과 동향
치명률 낮추며 전파력 높이는 ‘코로나의 역습’[세상 바꾸는 과학/김응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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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학자가 본 바이러스 생존법 15일 서울 동대문구의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기다리고 있는 시민들과 의료진의 모습.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인 ‘BA.5’가 유행하면서 17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4만342명으로 집계돼 1주일 전보다 1.98배 증가하며 코로나19 재유행 경고등이 켜졌다. 뉴스1 김응빈 연세대 시스템생물학과 교수 2021년 11월에 등장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는 높은 전파력과 면역 회피력을 과시하며 앞선 변이체(알파, 베타, 감마, 델타)들을 제치고 이내 우세종이 되었다. 이후 연이어 하위 변이 바이러스를 쏟아내더니 급기야 일명 ‘켄타우로스’(BA.2.75)라는 한층 강력한 골칫거리를 만들어냈다. 아직 전파력과 치명도가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를 ‘준우려 변이’로 상향해 예의주시하고 있다.사실 바이러스 자체가 생물학의 난제이자 수수께끼다. 전통적으로 바이러스를 ‘생물과 무생물 사이에 있는 감염성 물질’이라 정의하지만, 그것이 생물인지 아닌지는 여전히 논쟁거리다. 생물학 교과서에서 생명체를 규정하는 기준에 따르면, 분명 바이러스는 생물이라 말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세포 형태도 갖추지 못했고, 살아있는 생명체(숙주) 밖에서는 비활성 입자에 불과하다. 그러나 적당한 숙주를 만나는 순간 생명을 얻은 듯 행동한다.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인 ‘BA.5’에 이어 스텔스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인 ‘BA.2.75’의 국내 유입이 최근 확인됐다. 위쪽 그래픽은 해당 변이의 이미지를 표현한 것. 국내 1호 코로나 백신인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코비원(아래 사진)은 현재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서도 예방 효과가 있는지 검증하고 있다. 동아일보DB·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바이러스는 구조도 단순하고 크기도 매우 작다. 평균 지름 100μm(0.1mm) 정도인 인간 세포를 야구장에 비유하면, 대장균은 투수 마운드 정도 크기이고, 보통 바이러스는 야구공만 하다. 바이러스의 구조를 보면 단백질 껍데기 속에 유전물질로 DNA와 RNA 가운데 한 가지만 들어 있는 게 전부다. 보통 감염했던 숙주의 세포막에서 유래하는 외막에는 단백질 돌기가 여러 개 박혀 있다.이렇듯 생명체의 미완성 조각처럼 보이는 바이러스는 숙주 침입으로 그 나름의 ‘생(生)’을 열어간다. 보통 바이러스의 인체 침입은 외막에 있는 돌기가 세포막에 있는 특정 단백질과 결합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우리 세포가 침입자에게 통로를 제공하는 셈이다. 세포 안으로 들어온 바이러스는 숙주 세포의 생명 체계를 강탈하여 증식한다. 말하자면, 세포를 바이러스 생산 공장으로 바꾸어 자기 유전물질과 단백질 껍데기를 각기 따로 양산한 다음, 이들을 조립하여 바이러스 입자를 완성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바이러스는 예기치 못한 변화, ‘돌연변이’를 겪는다.
코로나 변이들은 확산성은 강하지만 비교적 치명률은 약한 특성을 가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바이러스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렇게 병원성을 약화하는 돌연변이가 유리한 측면도 있다. 숙주(인간)를 감염 즉시 몸져눕게 하거나 죽게 만들면 그만큼 타인에게 전파시킬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든다. 반면 증상이 가벼운 경우에는 감염된 숙주가 일상 활동을 그대로 지속하기 때문에 훨씬 더 많은 숙주에게로 퍼져나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특히 잠복기에도 다른 숙주로 옮겨 갈 수 있다면 바이러스에게는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더 나아가 끊임없는 돌연변이의 소용돌이 속에서 구조가 다른 수용체에 들어맞는 돌기가 생겨나기도 한다. 숙주의 세포에 더욱 쉽게 침투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하게 된다는 말이다.
김응빈 연세대 시스템생물학과 교수
출처 : 동아일보 오피니언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20717/1144976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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